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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포

낙원의 밤

선무당 2021. 7. 13. 20:44

넷플릭스에서 낙원의 밤을 보았다. 평론가라도 된 사람마냥 집중하면서 봤다. 스포가 있다. 누가 들어와서 읽을지도 모르니


낙원의 밤




1. 엄태구
남자가 들어도 목소리가 독특하고 멋지다. 그는 실제로 여성스러운 성격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조폭역인데도 처음부터 정이 간다. 캐릭터가 인간적인 레이어가 있는 조폭 역할이라서 신세계 생각이 났다. 찾아보니 왠 걸 감독과 관련있는 영화다. 무서운 대사를 하면서도 소심한 시골청년 느낌이 나서 좋았다. 만약 조폭의 감정일 때와 조폭 아닌 감정일 때 그러니까 좀 웃겨야 할 때 감정의 기어가 바뀌는 느낌이 났으면 별로였을 것이다. 그는 그렇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웃기고 등장인물에게 정이 간다. “너는 오늘 나랑 같이 죽는다.”라는 대사가 나오는 타이밍에 그 대사가 없었으면 그리고 그가 그 부분 연기가 조금이라도 어색했으면 결말 파트라서 영화에 대한 인상이 매우 좋지 않을 뻔 했다. 너무 좋은 연기였다.

2. 전여빈
매력적인 배우 맞다. 예쁜 듯 안예쁜 듯 해야 하는 걸크러쉬 역할로 제격이다. 냉정한 무쌍꺼풀 연기는 잘 어울리고 좋았는데, 대사톤이 약간 튀고 몇몇 감정연기를 할 때 조금 약한 맛이 있었다. 감독의 주문일수도 있지만 전화기에 대고 감정을 배설하거나 엄태구가 당할 때 오열하는 것이나 삼촌의 시체 앞에서 오열하는게 좀 약했다.

3. 신세계
병원씬이 영화 신세계를 연상케 했다. 거기서는 최민식 배우가 심각한 사람들 사이에서 “야 그거 한우냐?” 이러면서 감정 높낮이 조절을 했다면 여기서는 엄태구와 전여빈 티키타카가 주로 그 역할을 맡는다. 차량 추격 후 칼부림씬은 드루와 생각이 좀 났고… 선입견이 생겼구만 기래

4. 왜 괜찮아, 괜찮냐 이런 표현이 자꾸 나오는걸까
괜찮아 때려도 돼, 괜찮아 이리 와서 누워, 괜찮냐, 내가 괜찮아보이냐 등등 영화에서 괜찮지도 않은 것 알면서 물어보는 사람이 제일 싫다고 하다 결국 그래서 고맙다고 끝을 맺는데 시종일관 안괜찮을 때 괜찮다고 대답들을 한다… 뭐 위로가 필요한 등장인물들에 의미를 부여할수도 있겠지만 뭐 의도한 바가 있겠지

5. 마이애미
마이애미가 소재로 들어간 영화나 게임을 보면 모텔과 야자수, 총, 마약이 많이 나온다. 이 영화의 제주도가 닮았다.

6. 느낌의 총합
영화는 느낌의 총합이라고 생각한다. 느낌은 비유에서 나오고, 비유는 기억들을 비교해서 나오는 것 같다. 그리고 비유는 놀랍게도 시적 표현의 주된 방법이다. 뭔가 예술의 본질 같은 느낌? 이것도 느낌이네

7. 마녀
영화 마녀처럼 싹 쓸어버릴 때 마녀 영화 생각이 났는데, 왠 걸 감독이 마녀하고도 관련있잖아? 뭐야 무서워

8. 낙원의 밤
낙원은 편안하고 한가롭다. 제주도도 그렇다. 밤은 어둡고 무서운 일이 생기며 생각이 많아지게 한다. 게다가 그걸 어둠이 감춰준다.

9. 근데 제목을 “어두워진 제주도의 무섭기만한 좌충우돌 대소동” 이러면 이상하니까 낙원의 밤이라고 지었을까

10. 차승원
그 마약왕 이런 영화에서 백선생인가 김선생인가 나온 이미지 그대로였다. 다만 의리가 없으면 양아치라는 주의가 조금 가미된 살짝 더 인간적인 느낌. M자가 좀 깊어졌더군. 차승원이 전여빈한테 아저씨 기억하지 이랬을 때 뭔가 이질감이 들었다. 아저씨 같지가 않으니까, 하지만 그도 코믹이 가능한 내공배우라서 억지로 웃기지 않아도 웃길 수 있는 배우라 보기가 편안했다.

11. 감상
이제 생각나는대로 써버릇해야겠다. 머릿 속에 있는 걸 꺼내놓으니까 좀 편하네. 낯익은 배우들 천지였다. 나올만한 역할에 나올만한 배우가 나오니까 감독이 시나리오에 그 캐릭터 설명을 좀 덜했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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