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치워진 쓸쓸한 방
내일 면접이다. 1시, 호두는 잠들지 못한다. 그는 스마트폰 속 인터넷을 손으로 훑는다. 잠이 오지 않아 딱히 괴로운 것은 아니다. 계약직 면접이라고 자책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고뇌하는 척 한다. 잠들 사람의 자세가 안되어있다. 고시공부 8년, 호두는 이제 실패가 괴롭지 않고, 살아나가는 게 괴롭다. 호두에게 전화가 걸려오면서 스마트폰 화면은 바뀐다. 바로 받지 못한다. 하지만 엄마는 이 시간에 그에게만 전화를 한다. 통화버튼 위에 손가락을 띄운 채로 생각에 잠긴다. 통화버튼을 누르기 전 그는 잠들었다가 깬 것으로 하고 싶은 충동이 든다. 타지에 계신 엄마의 잘 치워진 쓸쓸한 방에 생각이 이르자 전화를 받는다. “응… 엄마” “아들, 자다가 깼어? 엄마가 미안하네. 근데 몇 시쯤 됐지?” “1시 좀 넘..
작
2021. 7. 14.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