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는 미처 알지 못했다. 구속은 일신의 자유를 빼앗는 것이고, 보통 내가 아는 구속은 수갑을 차는 것인데 그것이 아름다울 수 있다니... 그래서 구속이라는 것의 함의를 탐구하길 포기했던 기억이 나고, 가사에서 구속을 언급하진 않으니까 내가 모르는 다른 뜻이 있나보다하고 말았던 기억이 있다. 휴일에 해야할 일들이 내게도 생겼어. 만약 그 노래가 요즘 나왔더라면 삶의 고단함과 허무함에 대해서 더 언급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그 당시에는 그냥 으레 누구나 겪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는 노랫말 정도로 다른 이들도 이해하지 않았을까. 이제는 그 의미가 좀 더 다르게 다가온다. 이제는 구속이 아름다울정도로 사랑의 연결됨이 좋나보다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한 밭 부레옥잠같은 이정표없는 수많은 인생들 가운데서 삶의..
아련함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똑똑히 분간하기 힘들게 아렴풋하다.' 우리는 일상에서 분간하기 힘든건 그냥 잘 안보인다고 하고 상기한 표현은 보통 기억에서 쓴다. 나에게 아련함이라는 것은 무척 낭만적으로 들리는 단어다. 그런데 왜 생각날 듯 말 듯 한 것이 낭만적으로 취급되는가. 그냥 기억이 또렷하지 않은 것이 낭만과 동치되어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음악을 들을 때 이런 현상을 자주 경험한다. 어떤 음악을 들을 때는 그것이 처음 듣는 것일지라도 괜히 아련한 느낌을 받는다. 무척 추상적이고 때로는 당황스러운 감정이다. 그런 속성을 가진 음악의 정체를 생각해봤다. 현란한 음악은 분명히 아니다. 아니 현란하긴 해도 좀 우울한 음악이고, 옛날 음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고향이나 과거에 대한 아련함일..